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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VS 양평
 : 
일시 : 포천종합운동장
장소 : 2017.07.26(수) 17:00
 
    포천 : 양평
    포천1 : 1청주시티
    파주1 : 2포천
    춘천0 : 1포천
    포천2(6) : 2(5)김포 (2)
 
 
작성일 : 11-12-08 12:35
3부리그는 도전의 디딤돌..1% 가능성에 세상이 돈다[중부일보]
 글쓴이 : 축구단
조회 : 25,345  
'한국판 칼레의 기적' 포천시민축구단의 미드필더 서보성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고은 시인의 '길'이라는 싯구처럼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축구단이 있다. 3부리그 포천시민축구단. 지난 5월 한국축구 '왕중왕'격인 FA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32강에 들면서 축구역사를 새로 썼다. 프랑스와 잉글랜드 FA컵에서 무명의 하위리그팀이 1부 리그 팀을 꺾은 '칼레'와 '반슬리' 기적의 한국판이었다. 적어도 한번씩은 축구에 실패한 경험을 지닌 20여명의 포천시민축구단원들은 '작은 불빛 하나가 전체를 밝힐 수 있다' '1%의 가능성도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는 신념으로 오늘도 성공으로 가는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1일, 포천공설운동장 한켠에 자리 잡은 축구단사무실.
 운동복을 입은 앳된 모습의 한 청년이 들어섰다. 축구선수치곤 체격도 작았다. 키는 170cm 정도. 그가 바로 포천시민축구단의 미드필더 서보성(22) 선수다. '한국판 칼레'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포천시민축구단을 올 시즌 FA컵 32강의 주역으로 이끈 팀의 막내다.
 쑥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에서 축구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다.
 "초등학교 때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좋아서 시작했습니다. 우리축구가 월드컵 8강에 들어 붉은 악마의 함성이 울려퍼지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축구를 계속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중학교 3학년 후반~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끊임없이 찾아왔다. 축구선수로 성공하는 것은 공부로 승부하는 것보다 힘들다. 중도에 포기할 수도 없다.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였습니다. 하태호 감독님과 장상양 코치님이 '너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셨습니다. 나를 처음으로 축구선수로 인정해준 분입니다. 그것이 고마웠지요."
 게다가 축구선수는 한 번 부상을 당하면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내내 부상에 시달려야했다. "그때 6개월 동안 축구를 못했었죠." 축구선수들에게 부상은 풀 수 없는 난제다. 치열하게 운동하면 부상을 당하고, 하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 '고슴도치딜레마'다. 최근 MBC TV에서 방영하는 위대한 탄생의 구자명이 떠올랐다. 축구국가대표로 명성을 날렸던 그는 한 번의 부상으로 인생이 바뀌었다. 그는 중국집 배달원 일을 하고 있다. 단 한 번의 부상으로 선수생명이 끝난 것이다. 서 선수도 잦은 부상으로 끊임없이 고민했다.
 고교에 진학해서 '축구'로 진로를 결정하면 그걸로 끝이다. 한번 정해진 결정은 그 이후부터는 바꾸기 힘들다는 사실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결국 좋아서 한 축구가 그의 인생을 끈질기게 붙잡았다. 그는 축구명문인 서귀포고등학교 졸업 후 미포조선에 입단했다.
 "대학 진학을 고민했지만 빨리 프로에서 뛰고 싶었죠."
 시작은 좋은 듯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겉만 번지르르했다. 빨리 프로무대를 밟고 싶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미포조선에 있던 6개월 동안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등번호도 없었고 후보 선수도 못됐다.
 "팀내 고3 선수 3명이 있었죠." 이들과 함께 사이드라인 밖에서 서로 공을 주고받는 것이 고작이었다. 월급도 없었다. 자신이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했다.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에 감사해야 했단다.
 6개월 후 감독이 바뀌자 그도 감독을 따라 강원FC로 이적했다. 2010년 11월까지 월 100만원을 받고 뛰었다. 그마저도 팀 성적이 부진해 그해 겨울, 방출됐다. 또다시 짐을 싸 모교인 고등학교에 돌아가 연습을 했다. 축구를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회한마저 찾아왔다. 그러나 그는 축구를 포기할 수 없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15년 축구를 했습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유일한 게 축구입니다. 축구는 인생의 전부가 됐습니다.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인터뷰를 묵묵히 듣고 있던 포천시민축구단 이광덕 본부장이 입을 열었다. '이들은 오로지 축구에만 매달려 인생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다. 일부 선수는 본인 이름조차 한자로 쓸 수 없다'고 했다.
 동네 축구선수라도 선수라는 호칭이 붙는 순간 그들에게는 축구가 인생의 전부가 된다. 문득 속수무책이라는 단어와 갈 곳 없이 방황하는 요즘 20~30대가 떠올랐다.
 챌린저스리그는 훈련할 곳이 없어 방황하는 축구 초년생(?)들에게 디딤돌이 되기 위해 만들어진 3부 리그다. 지난 2008년 만들어졌다. 말 그대로 이들에게는 도전이자 쉼터이며 안식처, 꿈의 무대를 밟기 위한 터전이다. 챌린저스리그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이들은 동네 조기축구회에서 뛰어야 했다.
 강원FC를 떠난 서보성 선수가 다시 찾은 곳도 챌린저스리그에 속한 포천시민축구단이다. 이 축구단은 창단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창단 2년 만에 챌린저스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창단 첫 해에는 16개 팀 중 꼴찌를 했다. 올해에는 더 큰 이변을 만들었다. FA컵 32강에 든 것이다. 3부 리그팀이 전국 왕중왕전에 해당하는 FA컵 32강에 든 것은 기적이었다. 예선에서 국가대표, 청소년대표들이 포진한 고려대를 4대1, 동국대를 3대1로 꺾었다. 영문 그대로 도전(Challenge)이 빛을 봤다. 전국 언론이 '한국판 칼레의 기적을 꿈꾼다'며 대서특필했다. 32강전 국내 1위 수원삼성과의 경기에서는 3대1로 아깝게 석패했다.
 "우리 팀이 수원삼성과 다시 만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수원삼성 최하위 선수 몸값은 우리 팀 1년 운영비와 맞먹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칼레의 기적을 이룬 포천시민축구단도 3년 동안 2명만 2부 리그인 내셔널리그에 진출했다. 그 중 한 명도 재일교포 출신으로 일본축구 선수 출신 진창수 선수다. 그는 올 때부터 2부 행이 정해져 있었다. 2부 리그행도 이들에게는 쉽지 않다.
 1시간 30분 남짓 함께 있었지만 그는 '좋았다' '후회하지 않는다' 정도의 길지않은 코멘트만 했다. 미래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다소 지친 기색의 서 선수에게 포천시민축구단의 의미를 물었다.
 "포천시민축구단은 꿈을 향한 디딤돌입니다. 이곳에서라도 축구를 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프로로 가고 싶습니다. 저는 FC 바르셀로나의 사비 에르난데스를 가장 좋아합니다. 미드필더인 사비는 경기당 평균 패스 성공률이 80~90%로 패스 마스터(Pass Master)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도 미드필더고, 내 장기도 패스입니다."
 서 선수에게 꼭 프로로 가서 뛰는 모습을 다시 취재하고 싶다고 하자 쑥스러워하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서 선수는 오전 7시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몸을 푼다. 모두 이 시간에 일어난다. 9시부터 11시까지 오전 운동을 한다. 오후에는 직장을 다니거나 산업체에서 근무하는 선수들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오후 7시부터 다시 야간 운동에 들어간다.
 "비는 시간은 취미활동을 하거나 주로 웨이트트레이닝 등 몸 만드는 일을 하죠."
 포천시민축구단에는 서보성 선수와 같은 20여명의 선수가 컨테이너박스 한방에서 모두 함께 생활한다. 밤에 자려고 누우면 머리가 닿을 정도로 좁다. 하지만 전국 각지에서 모인 선수들이 오늘도 희망을 키우며 산다. 대부분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포천시민축구단에 모인 것도 축구를 계속 할 수 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다.
 물론 월급은 없다. 시합을 뛰어야만 수당도 나온다. 수만원이 전부지만. 그런데 축구를 한다고 해서 누구나 수당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이곳에는 공익근무요원과 산업체근무자, 직장인이 절반정도 된다. 서보성 선수도 올 12월 산업체요원으로 들어간다.
 "힘들 것 같아 걱정이지만 열심히 해야죠. 서로 다독여주는 게 큰 힘이 돼요. 모두 1%의 가능성을 보고 이곳에 모여있지만 언젠가는 100%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들은 포천시민축구단에서 성공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성공으로 가는 길이 보이지 않으면 길을 만들어 가면서….
 
 TIP 서보성 선수에게 챌린저스리그는?
 "결코 하위리그가 아닙니다. 더 높은 리그로 올라가는 성공의 발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전의 기회가 상존하는 리그라는 뜻이죠."

 김만구기자/prime@joongboo.com
 사진=최영호기자/yh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