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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VS 전주
 : 
일시 : 충주종합운동장
장소 : 2017.10.24(화) 12:50
 
    포천 : 전주
    강릉시청1(3) : 1(5)포천
    천안시청0 : 1포천
    청주0 : 0포천
    포천2 : 1김포
 
 
작성일 : 11-05-24 16:18
끝나지 않은 박수, 피어나는 희망[KFA]
 글쓴이 : 축구단
조회 : 36,278  
포천 이겨라! 포천을 응원하는 유소년 팀 선수들 ⓒ손춘근
‘사상 최초로 FA컵 32강에 오른 포천 시민축구단. 그들의 서포터석 잠입취재기’

포천 시민축구단(이하 포천)이 ‘2011 하나은행 FA CUP’에서 32강에 올랐다. 챌린저스리그(전 K3리그) 역사상 최초의 32강 진출이었다. 작년 챌린저스리그 B조 3위를 차지해 올 시즌 FA컵 1라운드 진출권을 따낸 포천은 대학강호 고려대(4-1)와 동국대(3-1)를 차례로 잠재우며 돌풍의 중심에 섰다. 혹자는 포천에게서 한국판 ‘칼레의 기적’을 기대하기도 했다.

포천의 32강 상대는 FA컵 3연패에 도전하는 수원 삼성. 게다가 경기가 열린 곳은 ‘원정팀의 무덤’이라 불리는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였다. 안 그래도 적응 안 되는 천연 잔디에서 뛰어야 하는데, 상대는 스타로 가득 찬 수원이고, 경기장은 응원열기가 가장 뜨거운 ‘빅버드’다.

선수들의 실력만으로는 힘겹다. 그래서 포천의 축구팬들이 나섰다. 경기가 열린 지난 18일 언젠가 K리그 진입을 꿈꾸는 포천 팬들은 의기양양하게 ‘빅버드’를 찾았다. ‘그랑블루’(수원 서포터즈)의 적을 상징하는 S석에.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전광판을 응시하고 있는 포천 선수들 ⓒ손춘근
이 순간만큼은 수원과 동급

사실 이날 포천의 응원석을 찾은 이유는 챌린저스리그 16개 클럽의 서포터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소문 때문이기도 했다. 16개 클럽의 서포터 수를 모두 합쳐봐야 ‘그랑블루’ 보다 못하겠지만, 자신들의 소중한 리그를 위해 한 팀에 힘을 몰아준다면 그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가. 그러나 소문은 소문일 뿐. 이날 경기장에는 약 200여 명의 포천 팬들만 찾았다.

포천 팬들은 경기 시작 20분 전부터 운동장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기대했던 단체 응원이나 K리그 서포터들이 보여주는 대규모 퍼포먼스는 없었다. 평소 응원전을 펼쳐본 적이 없는 이들은 이런 경기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몰랐다.

경기가 시작되자 이들의 행복 수치가 폭발했다. 마치 자신들이 경기에 뛰는 양 함께 긴장했고, 함께 발을 굴렀다. 패스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에서 경기 시작 4분 만에 모든 관중이 경기에 완전히 빠져들었음을 느꼈다. 진정한 애정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공격하던 수원의 주장 최성국이 자신의 공을 빼앗아 달아나는 포천 수비수를 밀어 넘어트렸다. 그 순간 행복의 야유가 터졌다.

“최성국! 왜 밀어!”

172Cm의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 이들에게는 적이 될 수 없는 이름이었다. 그저 최성국이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어야 응원할 수 있는 존재였지만, 이 경기에서만큼은 철저한 적이 됐다. 적으로 부르는 ‘최성국’이란 이름이 생소했는지, 적을 향한 야유에는 애교가 살짝 묻어난다.

포천은 예상외로 선전해 수원과 거의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관중들 사이에서 “잘하면...”이라는 말이 들려왔다. 경기를 보다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서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포천 유소년 축구팀의 한 꼬마도 자발적으로 일어서서 깃발을 흔들기 시작했다.

“유소년 축구단 3학년 애들은 너무 어려서 못 왔어요. 원래 최성국하고 정성룡 선수를 좋아하는데, 오늘은 우리가 이겼으면 좋겠어요. 근데 정성룡 선수 너무 잘해요. 수원하고 유소년 팀끼리 붙으면 당연히 우리가 이기는데...” – 포천 유소년 축구단 최민
수원 유니폼을 가진 포천의 서포터 박준호 씨(우)와 신학범 씨 ⓒ손춘근
“빨간 남방으로 대신했어요”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이들의 표정에는 만족감이 묻어났다. 응원무리와 약간 떨어져 있었지만 전반전 내내 경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젊은 관중에게 다가갔다. 이들은 하프타임을 틈타 치킨과 맥주를 먹음직스럽게 먹고 있었다.

“우리가 여기에서 치킨을 먹고 있는 게 신기해요.(웃음) 0-0이 우리는 만족스러운데, ‘그랑블루’ 머리 위에는 해골이 떠 있는 것 같아요.” – 포천 축구팬 박준호 씨

23세의 젊은 포천 팬 박준호 씨는 축구광이다. 공교롭게도 K리그 팀 중에는 가장 좋아하는 팀은 수원. 수원의 파란 유니폼도 갖고 있다. 그러나 그의 1순위는 당연히 포천이다. 그는 그 마음을 빨간 남방으로 대신했다. 유니폼 색깔이 빨간색인 포천을 지지한다는 애정 표현이다.

“포천은 유니폼을 팔지 않아요. 그래서 오늘은 빨간 남방을 입었어요. 유니폼 팔면 사야죠.” – 박준호 씨

하프타임에도 이어진 수원의 화려한 응원에 먹던 치킨 마저 멈춘 박준호 씨는 부러운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포천도 어서 이런 멋진 클럽이 됐으면...’ 하는 선한 마음이 전해졌다.
빨간 머리띠 묶고 열심히 응원하자 ⓒ손춘근
포천 생활체육회 최석지 회장, “0-1로만 져도 만족”

관중석에서는 15분의 휴식도 짧다. 전반전 내내 가장 활기찬 응원을 보여줬던 다섯 명 정도의 무리는 하프타임을 틈타 쓰레기통, PET병 등을 공수해 제법 응원 구색을 갖췄다. 박자, 음정이 모두 안 맞으니 매끄럽진 않지만, 이들의 표정과 함께 보면 신나기는 했다. 이날 파도타기 응원을 유도하는 등 포천 응원의 일선을 담당했던 이들은 포천시 생활체육회의 최석지 회장과 회원들이었다.

이날 포천시에서는 대형버스 3대를 동원해 약 100여 명의 축구팬을 실어 날랐다. 최석지 회장은 생활체육회 회원 20여 명을 이끌고 수원 원정을 나섰다. 아직 0-0인 전광판을 보며 즐거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의 욕심은 크지 않다.

“이긴다고 보지는 않고, 0-1로만 져도 만족합니다.(웃음) 조기축구단 40대~50대 회원들과 함께 왔는데 우리 선수들 힘내라고 열심히 응원합니다. 우리 포천시 인구는 15~16만 밖에 되지 않는데, 이 경기를 계기로 더 많은 팬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 최석지 회장

최 회장을 인터뷰하는 도중에 수원의 교체 투입된 베르손이 선제골을 넣었다. 순간 관중석에서는 뭔가 푹 빠져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최 회장은 ‘괜찮다’며 다시 힘을 북돋으려 했지만 기대감이 무너진 것은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악에 받혔는지 아이들의 부부젤라 소리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0-1로 포천이 끌려가는 상황. 많은 얼굴에서는 아쉬움과 간절함이 교차했다. 간절한 표정이 가장 묻어났던 아주머니 한 분을 만났다. 포천시 보건소에 근무하고 있다는 이 아주머니는 동료 직원 3명과 함께 원정응원을 감행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잘하는 것 같아요. 지고 있으니까 만족은 못하죠.(미소) 포천과 수원은 너무 멀어서 포천을 응원할 사람이 없을 것 같았어요. 저희라도 응원 가자고 해서 넷이서 온 거죠. 원래 축구는 좋아하는데, 포천에서는 축구장을 가 본 적이 없어요.(웃음)”

인터뷰를 하는 도중 수원의 박종진이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푹 주저 앉는 관중들이 보였다. 인터뷰에 신경 쓰던 아주머니는 두 번째 골을 놓쳤다.

수원은 주장 최성국이 프리킥으로 한 골을 추가해 3점차로 앞서갔다. 실력의 차이가 뚜렷했다. 세 번째 골을 내주고 풀이 죽어있던 포천 응원석에 다시 응원의 목소리가 튀어 나왔지만, 득점을 축하하는 수원의 우렁찬 장내 방송에 묻히고 말았다. 이어 수원의 응원석에서는 챌린저스리그에서는 보지 못할 멋진 골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졌지만 즐거워요~ 열띤 응원을 보여준 황경태 씨 부부 ⓒ손춘근
희망의 만회골, 감동의 인사

0-3. 포천은 전반전을 잘 버틴 것에 만족해야 할 분위기였다. 그러나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중의 예상치 못한 만회골이 나왔다. 포천 응원석에는 또 다시 웃음과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들은 그저 국가대표팀 골키퍼 정성룡이 지키는 골문을 열었다는 것이 즐거울 뿐이었다. 흥겨운 분위기가 함성으로 분출됐다.

“(정)성룡아, 고맙다!”

경기는 그렇게 끝났다. 관중들은 졌지만 잘 싸운 포천 선수들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포천 선수들은 당당하게 상대 서포터에게 인사를 한 후, 수원 윤성효 감독에게 달려가 인사를 했다. 적장에게 꾸벅 인사를 하는 듬직한 선수들을 보며 관중들이 느끼는 대견스러움과 감동에 전해져 코끝이 찡했다. 이것이 원정 응원의 매력이다.

이날 가장 포천 응원석에서 가장 열정적인 응원을 보여줬던 황경태 씨 부부는 감동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열렬한 포천 팬이었다.

“여기에 와서 응원을 하니 매우 좋습니다. 챌린저스리그와 K리그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네요. 자칫 챌린저스리그 선수들이 여기서 뛰면 위축될 수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축구선수라면 누구든지 이런 분위기에서 뛰고 싶어하겠죠.”

“수원 응원단의 조직력 있는 응원도 저희가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준비를 많이 했어야 했는데, 사실 우리 팀이 32강에 올라올 줄 몰라서 준비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올해 감독님이 바뀌면서 32강에 진출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만족합니다.” – 황경태 씨 부부

열정적이어서 아름다운 황경태 씨 부부를 마지막으로 포천의 관중석은 깨끗이 비워졌다. 포천의 멋진 도전이 32강에서 아쉽게 멈췄지만, 이수식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과 포천 팬들의 얼굴은 밝았다. 이들은 아마 더 열심히 뛰어야 하는 또 하나의 동기를 얻지 않았을까?

16개의 챌린저스리그 클럽. 이들 모두에게는 내년 FA컵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활짝 열려 있다. 과연 포천의 뒤를 이어 내년 FA컵에서 이슈를 만들 팀은 누가 될 것인가? 챌린저스리그의 도전자들에게는 FA컵이 또 다른 도전의 이유가 될 것이다.
우리 선수들 참 잘했어요~ 기립박수를 보내는 관중들 ⓒ손춘근
글=손춘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