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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VS 이랜드
 : 
일시 : 포천종합운동장
장소 : 2017.03.29(수) 15:00
 
    포천 : 이랜드
    양주2 : 3포천
    포천2 : 1이천 (1)
    몰디브2(4) : 2(2)포천 (2)
    방글라데시1 : 2포천 (6)
 
 
작성일 : 11-05-17 13:33
'기적의 팀' 포천의 두려움없는 도전[김현회칼럼]
 글쓴이 : 축구단
조회 : 24,547  
   http://sports.news.nate.com/view/20110517n03621?mid=s1001 [6368]
지난 3월 15일 포천종합운동장에서는 FA컵 1라운드 포천시민축구단과 고려대학교의 경기가 펼쳐졌다. 챌린저스리그(과거 K3리그) 포천을 상대로 대학 최고 명문 고려대학교가 여유 있는 승리를 따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포천 이수식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무조건 이긴다. 대학 팀과는 해볼 만하다.” 긴장한 선수들은 이수식 감독의 자신감 넘치는 이야기에 다소 당황했다.

고려대는 비록 아마추어 신분이지만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고려대에는 박희성을 비롯해 엘리트 코스를 밟은 선수들이 즐비해 그 누구도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양상은 전혀 다르게 전개됐다. 포천은 전반 시작 16분 만에 김율진이 첫 골을 기록하더니 13분 뒤 신옥진이 한 골을 더 기록해 전반을 2-0으로 마쳤다. 라커룸으로 돌아가는 선수들은 경기 전 승리를 확신했던 이수식 감독의 말을 떠올렸다.

후반이 시작되고도 포천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조기 축구나 다름없는 챌린저스리그 팀에 주도권을 내준 고려대는 적지 않게 당황했다. 그리고 후반 6분 포천은 이후선이 한 골을 더 뽑아냈다. 3-0. 사실상 승부는 끝난 것과 다름없었다. 이후 고려대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포천 역시 한 골을 더 뽑아내며 경기는 이렇게 끝났다. 포천이 고려대를 4-1로 제압하고 FA컵 2라운드에 진출하는 순간이었다.


포천은 FA컵 1라운드에서 대학 최강 고려대를 상대로 4-1 대승을 거뒀다. (사진=포천시민축구단)

FA컵 32강, 포천의 위대한 업적

선수들은 스스로 만들어 낸 이 결과가 믿기지 않았다. 이 결과를 받아든 축구계도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 운동하는 챌린저스리그 팀이 전통의 명문이자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고려대를 잡았다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수식 감독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을 독려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 번 더 기적을 만들 수 있다.” 포천의 2라운드 상대는 동국대학교였다. 묘한 인연이었다. 지난해 FA컵 2라운드에서 동국대를 만난 포천은 1-3 완패를 당했던 아픈 기억이 있었다.

지난 4월 10일 포천종합운동장이었다. 동국대를 만난 포천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동국대에 전반 12분 만에 첫 골을 기록했다. 포천으로서는 지난해 아픈 기억이 다시 한 번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6분 만에 김율진이 동점골을 성공하며 1-1을 만들었고 팽팽한 경기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이후선이 일을 냈다. 이후선이 페널티박스 중앙 부근에서 날린 슈팅이 수비를 맞고 골로 연결된 것이다. 이후선은 극적인 역전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그라운드에 뒤엉켜 환호했다. 1분 뒤 남태희가 한 골을 더 추가한 포천은 동국대에 지난해 패배를 3-1로 말끔히 설욕했다.

사상 처음이었다. 챌린저스리그 팀이 FA컵 2라운드를 통과해 32강에 든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대학 강호를 차례로 연파한 포천은 한국 축구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아무리 FA컵 1,2라운드가 K리그 팀 없이 진행된다고는 하지만 대학 강호와 내셔널리그 팀 등 만만치 않은 팀들이 나선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포천의 32강 진출은 실로 대단한 업적이다. 변변한 훈련장도 없고 축구로 뚜렷한 수입을 올리지도 못하는 포천 선수들의 선전은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2008년 K3리그 챔피언에 등극한 포천시민축구단의 모습. (사진=포천시민축구단)

‘동네북’에서 K3리그 챔피언으로

2007년 경기도민체전 2부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이 주축이 된 포천은 2008년 공식 창단돼 그해부터 K3리그에 참가했다. 선수단 구성도 2007년과 다를 바가 없었다. 모든 선수가 포천에 거주했다. 첫 해 포천의 성적은 참담했다. 2008 시즌 당시 전기리그 16팀 중 15위, 후기리그는 15팀 중 11위, 전후기 통합 순위는 15팀 중 14위에 머물며 리그의 높은 벽을 뼈저리게 실감해야만 했다. 용인시민축구단과 화성신우전자로부터 0-7 패배를 당하는 등 2008년에 6승 3무 20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포천은 굴욕도 수없이 당했다. 대학팀은 물론 고등학교 팀과의 연습경기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K3리그에서도 최하위권으로 분류되는 포천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얻을 게 없다는 상대팀의 판단에서였다. “밥을 사겠다”고 간청하고 나서야 겨우 연습경기를 한 번 할 수 있는 신세였다. 변화를 모색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창단 때부터 팀 운영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광덕 본부장은 “이대로 가다가는 금방 문을 닫거나 ‘동네축구’ 소리나 들을 게 뻔하다”며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포천중학교 사령탑을 맡고 있던 차승룡 감독을 새로 영입하며 개혁을 시작했고 포천 지역 선수들에 연연하지 않고 실력이 있는 선수 영입에 박차를 가했다. 비록 오갈 데 없는 선수들이지만 그 속에서는 분명히 진주가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내셔널리그 및 대학에서 뛰다 실패를 맛본 선수들을 테스트했고 전국체전 재일교포 대표였던 진창수(현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와 원창승(현 태국 프리미어리그 태국경찰청) 등도 영입했다. 이들은 다른 팀에서 찬밥 신세였지만 포천에는 소중한 존재였다.

일주일에 고작 두 번 뿐이던 훈련도 5번으로 늘였다. 공익 근무와 방위산업체 근무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오전 훈련을 실시하면서 팀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숙소를 만들어 체계적인 선수 관리도 시작했다. 포천은 이때부터 놀라운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홈경기 17게임 연속 무패의 기록을 달성하는 등 고공비행한 끝에 후반기 막판 1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고 리그가 끝날 때까지 선두를 한 번도 내주지 않으며 마침내 K3리그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후반기 포천의 성적은 12승 4무. 단 한 차례 패배를 기록하지 않은 완벽한 팀으로 거듭났다. 또한 골키퍼 김동영은 477분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포천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챌린저스리그 팀이지만 유소년 클럽도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2008년 창단된 유소년 클럽은 현재 7세 이하 유소년반을 비롯해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로 나눠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포천시민축구단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을 직접 지도하기도 한다. 또한 포천시민축구단장배 축구대회를 열어 지역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포천시는 천연잔디구장 1면과 인조잔디구장 2면을 갖춘 축구공원을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여기에 포천시민축구단을 위한 클럽하우스까지 건립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포천은 FA컵 32강에서 K리그 초호화 군단 수원에 맞붙게 됐다. 포천은 또 한 번의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까. (사진=포천시민축구단)

수원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지난달 25일, FA컵 32강 대진 추첨식이 열렸다. 포천은 어느 팀과 붙어도 열세인 상황에서 큰 부담감 없이 32개 팀 중 하나로 이 추첨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32강 대진 상대가 정해지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상대팀이 결정되자 모두 놀랐다. 추첨식에 참석한 이후선은 순간 인상을 찡그렸다. K리그에서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수원블루윙즈가 바로 포천의 32강 상대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포천 관계자들은 탄식했다. 수원은 챌린저스리그 팀이 상대하기에는 강해도 너무 강한 상대다.

아무리 포천이 챌린저스리그에서는 강팀의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수원과는 비교조차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웬만한 수원 선수 한 명이면 포천 구단을 1년 동안 운영하고도 남을 정도의 몸값을 받는다. 포천의 1년 예산은 어림잡아 3억 원 정도인 반면 수원은 1년에 300억 원은 족히 쓴다. 하루 훈련비 1만 원을 받으며 숙소가 비좁아 선수들 절반 가량은 따로 방을 얻어 생활하는 포천은 초호화 클럽하우스에서 억대 연봉을 받고 운동하는 수원과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도 이보다는 나을 것이다.

포천은 그나마 하루에 한 번 모여 운동한다는 게 다행일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 방위산업체와 공익 근무를 하는 선수들이 많아 일과가 다 끝난 매일 밤 7시 반부터 9시까지 모여 훈련한다. 방위산업체 소속으로 낮에 섬유회사에서 원단을 나르고 플라스틱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는 이들은 해가 지면 축구화를 챙겨들고 포천종합운동장으로 모인다. 회사 일이 밀리면 이마저도 건너뛰어야 하지만 프로와 실업팀에서 지명 받지 못했거나 퇴출된 이들로서는 공을 찰 수 있다는 사실 하나에 행복해 한다.

원정 경기를 앞두고 전날 이동해 호텔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K리그와 달리 포천은 대부분 경기를 ‘당일치기’로 다녀온다. 한 번은 휴가철에 고속도로가 꽉 막혀 저녁 7시 경기를 하는데 딱 7시에 도착한 적도 있다. 다행이 상대팀의 배려로 몰수패가 선언되지 않고 경기가 시작됐지만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 시작 5분 만에 두 골을 내주기도 했다. 포천은 이날 경기에서 후반 세 골을 몰아넣고 3-2 역전승을 거뒀지만 이처럼 열악한 환경 탓에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수원과의 경기를 앞두고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천연 잔디를 거의 밟아보지 못한 선수들이 최고의 그라운드를 자랑하는 수원월드컵경기장 잔디에 적응하는 게 또 하나의 숙제로 남겨졌기 때문이다. 인조잔디가 깔린 포천종합운동장에서 훈련하는 이들은 챌린저스리그에서 천연잔디를 제대로 밟아본 기억이 없다. 프로 무대에서 뛴 적도 없으니 천연잔디에서 공을 차본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올 시즌 새롭게 포천 지휘봉을 잡은 이수식 감독은 여기저기 뛰어다닌 끝에 겨우 천연잔디에서 한 번 몸을 풀어볼 기회를 잡았다. 오늘(17일) 그들은 의정부종합운동장에 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천연잔디를 밟아보고 수원전을 준비한다.


포천 신옥진은 수원전을 통해 친구와 운명적인 만남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포천시민축구단)

수원전 위해 휴가를 낸 그들

포천 선수들은 각오가 남다르다. 32강 상대가 수원으로 정해졌다는 소식을 들은 뒤 잠시 실망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오히려 잘됐다”고 웃는다. 챌린저스리그에 누구 하나 사연 없는 이가 없지만 수원전을 앞둔 포천 선수들의 사연은 더욱 특별하다. 특히 포천 수비를 책임지며 2009년 K3리그 수비상을 수상한 신옥진은 이번 경기가 누구보다 더 기다려진다. 중학교 때 함께 공을 찼던 동료가 수원에 있기 때문이다. 신옥진은 수원 박종진과 중학교 동창이다.

“(박)종진이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어요. 같은 중학교에 진학해 정말 친해졌죠. FA컵 하기 전에 ‘나중에 우리 팀이 올라가서 너희 팀하고 한 번 붙을 거니까 긴장 바짝해’라고 장난삼아 이야기했는데 대진 추첨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죠. 종진이도 깜짝 놀라더군요. 바로 전화해서 ‘긴장하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종진이가 프로에 있고 저는 챌린저스리그에 있어서 당연히 실력차이가 나겠지만 그라운드에 설 때 만큼은 동등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전혀 꿇릴 게 없다고 자부합니다.”

운명의 장난일까. 수비수 신옥진은 박종진이 만약 선발 출장한다면 90분 내내 친구와 충돌해야 한다. 지금은 비록 포천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익 근무를 하고 있는 챌린저스리그 소속 선수와 K리그 초호화 구단의 주전으로 이 둘의 상황이 달라졌지만 신옥진은 그라운드에서만큼은 절대 양보하지 않을 생각이다. 수원이 주전급 선수를 대거 제외하고 경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신옥진은 친구인 박종진과 평소 꼭 맞붙어 보고 싶었던 최성국이 반드시 경기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그를 비롯해 포천시청에서 근무하는 여러 선수들은 수요일에 열리는 FA컵 32강을 위해 휴가를 냈다. 시청 직원들은 포천이 FA컵에서 기적을 만들자 직장 동료이자 선수인 그들에게 열렬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직원 분들이 매일 뉴스를 검색해 봐요. 무척 자랑스럽대요. 그런데 32강전에서 수원과 맞붙기로 결정되니 조금 걱정되는 눈치입니다. 그래도 ‘너희가 반란을 한 번 일으켜보라’고 많이 응원해 주고 있어요.” 최근 들어서는 포천시와 구단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직접 전화를 거는 시민들이 있을 정도로 수원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포천에는 남다른 사연을 지닌 선수들이 많다. 그들이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진=포천시민축구단)

하늘로 간 팀 동료를 위해

신옥진의 등번호는 14번이다. 여기에는 사연이 숨어있다. 포천시민축구단 창단 멤버로 맹활약했던 故김민섭이 지난해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그 등번호를 신옥진이 그대로 물려받았다. 공익 근무와 훈련으로 항상 지쳐있던 신옥진이 숙소에서 녹초가 돼 있을 때면 심심할까봐 집에도 가지 않고 곁에 있어주던 친구의 죽음은 신옥진에게 충격이었다. 구단에서는 14번을 영구결번 처리하려고 했지만 신옥진은 구단에 부탁했다. “저까지만 14번을 달게 해주세요. 내년에 제가 팀을 떠나면 그때 영구결번 처리 해주세요.”

신옥진은 14번을 달고 수원전에 나선다. 올해로 공익 근무가 끝나기 때문에 내년에도 포천에 남을 가능성은 미지수다. 마지막일지 모를 수 많은 관중과 언론의 관심, 평생 소원이던 월드컵경기장의 경기는 신옥진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이제는 하늘로 간 친구의 등번호를 달고 함께 꿈을 이룰 생각이다. 신갈고등학교 재학 시절 허리를 다쳐 2년 동안 축구를 쉬다가 다시 용기를 내 공을 차기 시작한 신옥진은 인생에 한 번 뿐일지 모를 이 멋진 승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어마어마한 환경 차이에 주눅이 들 법도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대부분 한 번씩 실패를 맛보고 밑바닥을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은 익숙하다”는 그는 수원전에 모든 걸 걸고 있다. “공익 근무가 끝나면 내셔널리그나 K리그에 도전해 보고 싶은데 여건이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않을까요. 수원전에서 죽기 살기로 한다면 혹시 또 제 능력을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니 일단 이 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하늘에 있는 민섭이 몫까지 뛰고 싶어요.”

FA컵 1,2라운드에서 연속골을 기록했던 김율진도 1년간 운동을 그만뒀었다. 내셔널리그 충주 험멜에 속해있던 그는 이적 문제로 일이 틀어져 공중에 붕 뜬 신세가 됐다. 이때 김율진을 잡아준 게 바로 포천 구단이었다. 수비수였다가 포천에 와 공격수로 보직을 변경해 골 폭죽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포천과 이수식 감독에게 진 빚을 갚아주기 위해 몸이 부서져라 뛸 생각이다. “포천과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아마 1년을 쉬면서 무척 방황했을 것 같아요. 감독님이 저를 많이 믿어주시기 때문에 저도 거기에 보답을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포천은 지금 새로운 역사를 쓰는 중이다. 수원을 맞아서도 물러서지 않을 생각이다. (사진=포천시민축구단)

포천은 기적을 만들고 있다

이수식 감독에게도 수원전은 남다르다. 수원 양상민이 이수식 감독의 제자이기 때문이다. 인천 석남서초등학교 감독 시절 남다른 재능을 보인 양상민을 처음 축구선수로 인도한 게 바로 바로 이수식 감독이었다. 이수식 감독은 당시 양상민을 “타고난 재능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성실했던 선수였다”고 떠올렸다. 양상민은 지금도 이수식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 등 보은의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이수식 감독은 지난 주말 수원 전력 탐색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성남-수원전을 관람하며 양상민을 멀리에서 지켜봤다.

그는 K리그 최강팀을 맞아 후회 없는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두려움은 떨쳐 버린지 오래다. 이수식 감독은 수원과의 전력차를 인정하면서도 희망을 이야기했다. “역시 직접 보니 강한 상대임에는 틀림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포천을 대표하고 챌린저스리그를 대표하는 팀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해야죠. 우리 선수들은 한 번씩 다 운동하면서 실패를 경험했던 이들입니다. 이들에게 희망이 뭔지 보여줘야 합니다. 승패를 떠나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칠 생각입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절대 물러서지 않는 축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 선수들의 기술적인 부분은 제가 왈가왈부할 수준이 아니죠.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들이니까요. 하지만 절대 수비만 하지는 않을 겁니다. 우리 팀이 챌린저스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FA컵 32강에 오른 만큼 다른 팀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의 가능성이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주위에서는 무리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개의치 않아요. 절대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포천 선수들은 종종 시간이 되면 K리그 경기를 단체로 관람한다. 한 번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 가 수원의 K리그 경기를 보고 있는데 신옥진이 구단 관계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형, 저도 이런 데서 한 번 뛰어보고 싶어요.” 그런데 꿈은 이뤄졌다. 포천은 오는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블루윙즈와 2011 하나은행 FA컵 32강전을 갖는다. 고등학교 팀과의 연습경기도 거부당했던 이들은 공식경기에서 K리그 초호화 군단과 16강 진출을 놓고 싸우게 됐다. 기적이 실제로 없다면 기적이라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포천은 지금 기적을 만들고 있다.

footballavenue@nate.com
김현회
前 스포츠서울닷컴 기자
前 풋볼위클리 축구기자
김현회